얼마 전에 과음을 하고 해장을 하기 위해 찾아간 연남동의 '토박이사골순대'. 지도에는 저 이름으로 되어있는데 간판은 '토박이순대국감자탕'이라고 되어 있다.
이 근처에서 오래 살았지만 왜 인지 발견한지는 채 1년도 되지 않았던 곳. 심지어 24시간인데도. 간판의 낡음을 보면 꽤 오래전 부터 있었던 곳 같은데, 아마 외관이 멀리서 보면 어두컴컴해서 있는지 모르고 지나쳤던 것 같다. 겉에가 너무 썬팅이 빡세게 되어있다ㅋㅋㅋㅋ
바로 옆에 이디야도 자주 갔었는데 말이다.
요새는 해장으로 꼭 맑은 국을 찾게 된다. 냉면이 해장에 좋다고 유튜브에서 본 것 같은데, 물론 해장은 사람바이사람이지만, 느끼한 파스타나 햄버거만 찾던 예전과는 달리 나도 모르게 맑은 국이 땡긴다. 이제는 추운 겨울이니 냉면보다는 뜨끈한 국물을 찾게되고 자연스레 선택지는 순대국이 된다.
토박이의 메뉴판. 여기는 또 토박이라고 되어있네. 이름은 하나인데 별명은 서너개 같은건가? ㅋㅋㅋㅋ
메뉴를 보니 특이하게 순대국, 특순대국이 보통인 다른 데에 비해서 우순대, 돈순대 이렇게 두가지 종류가 있다.
이름 그대로 우순대는 소고기 베이스 같고, 돈순대는 우리가 흔히 먹는 돼지 베이스 이겠지?
후기를 보아하니 우순대는 약간 사골느낌과 같다고 한다. 그렇지만 나는 누린내를 즐기는 쪽이라서 그냥 베이직하게 돈순대를 먹기로 하고, 같이 간 언니는 매운 우순대국(8,000원)을 시켰다.
모자를까봐 하나는 정식으로 시키는 센스. 돈순대국 정식은 12,000원에 도마순대와 삶은고기가 나오는 메뉴였다.
옆에는 빈 그릇하고 컵, 후추, 소금이 비치되어 있다. 물은 가져다 주심.
빈그릇이 있는 건 편해서 좋다. 덜어먹을 때도, 나눠 먹을 때도 종종 생기는 상황에선 따로 부탁 안드려도 되니까.
기본 밑반찬이다. 깍두기와 고추, 양파 그리고 쌈장.
깍두기가 맛있었다. 요새 국밥집에서 깍두기는 잘 안실패하는 편이다. 다행임.
깍두기가 맛있는 국밥집의 깍두기는 보통 달달한 사이다 맛이 나는데, 여긴 그 정도로 달달한 쪽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맛있는 깍두기였음.
깍두기는 나중에 한 번 더 리필했다 ㅎㅎ
먼저 정식에 같이 나오는 도마순대와 삶은고기가 나왔다. 무말랭이도 같이 나옴. 이것도 좋았다. 왠지 아쉬울 수 있는 삶은고기를 보완할 추가반찬!
고기도 부드럽고 먹을 만했는데, 도마순대가 약간 식어서 그런가 엄청 맛있는 편은 아니었다.
나중에 순대국에 담아서 좀 따뜻하게 먹었다. 맛은 약간 고기 순대쪽 보다는 애기 입맛에 가까운 햄느낌이었다.
드디어 내가 시킨 돈순대국 등장!!
날이 갑자기 추워진 때여서 너무 너무 기다린 순간이었다.
통통한 순대도 실하고 부드럽고 맛있었다. 역시 찰순대는 찰순대만의 매력이 있지만 순대국안에 들어가 있는 고기순대만은 못한 것 같다...나는 왜 이렇게 누린내나고 하는 걸 좋아하는 지 모르겠다. 너무 맛있음.
건더기 양 보소...
진짜 순대도 아낌없고 다른 부속 부위도 많다.
다른 곳 가면 순대는 있다 마는 곳도 있는데, 이건 순대자체가 크기도 커서 양이 더 많다고 느껴짐.
김이 자꾸나서 자꾸만 뿌옇게 나오는게 좀 아쉽긴 했지만 아무튼 대충 건더기가 많다는 걸 담고 싶었다는 의미...
이건 한입 뺏어 먹어본 언니의 매운 우순대국.
보이는 것 처럼 당면도 살짝 들어가고, 찢은 소고기가 건더기로 들어가 있다. 그래서인지 약간 육개장 느낌이 난다.
맛은 후기처럼 소고기 베이스라서 그런지 아예 돈순대국이랑 국물 맛이 다르다. 아무래도 돼지 냄새가 나는 돈순대보다는 훨씬 깔끔한 느낌이랄까?
약간 순대국에 약한 사람이라면 우순대로 도전하는 것도 완전 추천.
그치만 나는 다음에 와서도 쭉 돈순대국을 먹을 것 같다. 유명한 곳도 많이 가봤지만(체인점으로) 여기가 오히려 손에 꼽을 정도로 맛있었다. 국물도 엄청 진한데, 건더기가 상상이상으로 푸짐해서 좋았다. 정식을 안시켜도 됐을 정도.
실은 건더기는 정식에 딸려나오는 것 보다 국 안에 들어가 있는게 더 맛있어서 혹여나 약간 아쉬울 것 같으면 순대국을 특으로 시키는 게 훨씬 나을 것 같다. (물론 기본으로 시켜도 배터짐..)
요새 순대국집 가는 곳 마다 성공해서 너무 기분이 좋다. 그 중에서도 맛있었던 곳... (산수갑산 순대국을 안먹어봤지만 아무튼 만족도는 그 이상이었음)
재재재재방문의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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