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약속을 정하는데 내가 가고 싶은 곳이랑 친구가 가고 싶은 곳이랑 의견 차이가 있어서 깔끔한 해결을 위해 두 곳 다 가자고 제안했다. 어차피 서울에 자주 오지도 못하는데 한 번 나왔을 때 이곳 저곳 가봐야 콧바람도 쐬고 포스팅 할 것도 생기지 않을까 해서 물어보니 친구도 흔쾌히 그러자며ㅋㅋㅋㅋ
그래서 일단 처음 만나는 곳인 수유 근처에서 밥을 먹고, 친구가 먹고 싶다던 커피를 마시러 가기로 했다.
친구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친구도 나와 같은 할매입맛이라는 걸 이 때 새로 알았다. 우리 더 친해지기로 해.
쑥, 팥, 콩가루, 흑임자 등등 곡물이나 구황작물 좋아하는 할매입맛 덕후(?)들이 요즘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하자 그들을 타겟으로 삼은 다양한 음식, 특히 디저트들이 많이 나와서 행복한 요즘이다.
친구가 눈여겨 본 건 커피 그 중에서도 '흑임자라떼'
실은 저번에 인사동을 가서 인절미크림빵을 찾아 헤매다가 실패했던 전적이 있는 친구였는데, 이번 흑임자 라떼는 과연 만날 수 있을지, 마음에 들지가 관건이었다.
수유에서 밥을 먹고 서대문역으로 이동ㅋㅋㅋㅋ 친히 움직이는 꼬순내 폴폴 나는 할매입맛 두 명....ㅋㅋㅋㅋㅋ
버스를 타고 '서울역사박물관.경희궁앞' 내리면 바로 위치해 있는 'BREWDA(브루다)'
친구가 보내준 포스팅에서 내부는 제대로 보지도 않고 일단 흑임자 라떼 생김새만 구경하고 말았었는데 내부가 상상이상으로 넓고 쾌적하고 예쁘다. 예전에 서교동에 '요호'가 생각나는 카페.
'브루다'와 같은 비슷한 분위기를 서교동에서 찾는다면 추천하는 카페 '요호(YOHO)'
https://univus-k.tistory.com/15
작품들이 전시도 되어있고, 일단 테이블 사이도 넓은 편이고 다양한 모양의 좌석이 있어서 신기하고 느낌 있었다.
높은 천장하며, 테이블과 주문대 위치하며 이렇게 보니 더 닮았다.
그런데 브루다BREDA의 느낌적인 느낌은 이 쪽으로 끝나지 않았는데...
푹신한 좌석이 있었던 좌측 뒤의 공간! 널찍한 쇼파자리도 있었는데, 맨 뒤 벽에 붙어있는 의자는 사진에서 잘 안보이지만 살짝 뒤로 기대서 무려 다리를 앞으로 뻗을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쇼파였다. 좌식카페면 좌식카페고, 완전 쉬는 컨셉의 룸카페면 룸카페였지 스터디 카페와 룸카페의 느낌을 결합한 곳은 처음 구경해보는 것ㅋㅋㅋㅋㅋ새삼 신박했다.
벽면 곳곳에 걸려져 있는 작품은 한 쪽에 배치되어 있는 작품 설명 브로슈어를 따로 보지 않아도 서울, 도심의 야경인 것이 한 눈에 드러났다. 예뻤던 작품들! (근데 초점은 어디에 맞춘걸까...?)
중간에는 이렇게 스콘 종류의 베이커리가 진열되어 있다.
플레인 스콘(2,200원)을 필두로 얼그레이(2,900원) 앙버터(3,300원), 시나몬(3,300원) 체다치즈 갈릭(3,800원), 블루베리크림치느(3,800원), 초코파운드(4,500원)가 있었다. 스콘과 어울리는 딸기쨈도 300원에 쁘띠하게 판매중.
m&m 쿠키(1,800원)는 인기가 많아서인지 솔드아웃 되었다. 친구는 앙버터스콘이 먹고 싶었는지 살짝 어필했지만 나는 초코 종류가 좀 더 땡겨서 일단 베이커리 종류는 보류.
브루다(BREWDA)의 메뉴판. 아메리카노 2,800원??!! 가격이 오른 이디야보다 저렴하다. 게다가 카페 위치, 분위기를 따졌을 때 전혀 예상치 못한 가격대. 제일 비싼게 5,000원을 채 넘지 않는다. 커피 메뉴도 제일 비싼게 아이스크림라떼로 4,800원.....
그리고 우리가 찾아본 흑임자 라떼는 새 메뉴라서 그런지 메뉴판에는 없었다.
눈여겨 본 바로 그 커피. 흑임자 라떼. #저세상고소함 이라는 깨알 어필ㅋㅋㅋㅋ 비주얼은 매우 훌륭하다.
아이스와 핫 중에 고민하다가 이런 건 따뜻해야 더 고소하고 달달할 것이라는 판단 하에 나는 따뜻한 걸 시켰다.(그러나 실내가 따뜻해서 몸에서 미친 듯이 열이나고 손이 뜨거워 혼났다....)
이 역시도 4,800원. 흑임자 라떼 특히 저 비주얼인데 4,800원.... 먼저 포스팅으로 봤을 때 가격도 제대로 안봐서 그런지 5,000원도 안넘어서 매우 놀람+신남
조금 큼직한 브라우니와 제리치즈 케이크를 제외하고 케이크는 대부분 4천원 대, 샌드위치까지 팔고 있었다. 위치 특성상 완전 서울 도심 중앙에 분위기도 좋고 쾌적한데 생각보다 가격대가 커피만큼이나 괜찮아서 한 번 더 호감 상승.
커피 나올 때 까지 자리를 잡았는데 하도 다양한 자리가 있는데다가 자리가 꽤 비어있어서 여기저기 앉아 보느라 자리 잡는데도 오래 걸렸다ㅋㅋㅋㅋㅋ 우리의 선택은 아까 봤던 그 특이한 맨 뒷자리.
앉고나니 앞에 별조명이 촤르륵 달려있는게 새삼 눈에 들어온다. '별 빛이 내린다~' 그 노래가 생각나는 시야ㅋㅋㅋㅋㅋ
편하게 누운듯 앉아있으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그리고 나온 아이스 흑임자라떼와 따뜻한 흑임자라떼.
위에는 크림이 올려져있는데, 테이크아웃 잔에 담겨서 그런지 흑임자 크림과 커피층이 잘 안보인다. 그래서 몰랐다... 나에게 곧 닥칠 시련을.....
샷이 들어간 라떼임을 순간 잊었는지 잘 섞고 먹어야될 것을 위에만 호로록 마시니 생각보다 달고 진한 흑임자 크림에 약간 흠칫했다. 고소하긴 한데 생각보다 달았다.
그런데 좀 더 마시니 그제서야 밑에 깔린 커피가 생각난 것. 커피가 꽤나 쌉쌀하군. 아까 보니 두유라떼 인 듯 한데 그래서 두유 특유의 텁텁한 느낌 덕에 쌉쌀한 것 같다.
확실히 아이스보다는 크림이 달달하고 진한게 더 강하게 느껴진다. 친구는 밍밍하다면서 흑임자 크림을 더 달라고 해볼까? 하면서 살짝 주책을ㅋㅋㅋㅋㅋ 친구가 결혼을 하더니 한층 어머니의 느낌이 풍겨온다...
그래도 아이스로 시킨 친구는 시원한 맛에 금방 잘 마셨다. 오히려 밍밍한 게 신의 한수였을 지도...
뜨겁고 진한 내 커피는 흑임자 크림을 먼저 다 먹는 바람에 두유 라떼만 남게 되었는데, 이게......점점....더....쓴 맛이 올라오더라는.
하루 5잔도 아메리카노를 때려넣는 나인데, 이 두유라떼의 씁쓸함에 졌다. 두유랑 콜라보되서 그런지 쓴맛이 더 강하게 올라오는 것.
확실히 크림하고 잘 섞어마시면 괜찮을 것 같은 맛인데, 먼저 크림인 윗 층만 마시면 달았다가 썼다가 약간의 멘붕을 맞이할 수 있다. 그래서 결국 이 두유라떼에 나는 져버림... 약간 남길 수 밖에 없었다.
친구는 다 마시긴 했는데 대신에 밍밍해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좀 실망했다고 한다. 비쌌으면 더 속상했을 테지만 그래도 가격이 착한 편이어서 나는 다른 음료와 푸드를 먹으러 다시 올 것 같긴 하다. 음료 하나 먹고 실망해서 발걸음을 끊기에는 공간이 너무 좋고 가격도 마음에 들었기 때문!
여기에 공부하러 오는 사람도 많은 듯 한데, 나중에는 나도 작업하러 와야지. 약간 누운 자세로 노트북 하는 친구들 보고 굉장히 따라하고 싶어졌다^0^
흑임자라떼는 비추천인데, 카페는 한 번 가보는 걸 추천!
나중에 베이커리 종류 먹어봐야 추천 여부를 더 확실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먹겠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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