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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정거장/DIARY

평택역에서 서울역으로, '누리로' 맨 앞 좌석 탑승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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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으로 이사를 와서 적응하는데 아직 한참은 걸릴 것 같지만, 가장 힘든 부분은 아무래도 서울과의 이동 문제가 아닐까 싶다.

서울에서 30년 간을 살았는데 한 번에 서울에서 있던 모든 일들을 무썰 듯이 썰어 낼 수 없었던 것. 친구들도 아직 다 서울에 있고, 끊어놓은 병원이고 운동이고 다 서울에 위치하고 있는데 앞으로 얼마간은 평택과 서울을 어지간히 왔다갔다 해야한다. 

 

그런데 생각보다 평택과 서울의 거리가 꽤 떨어져있다. 특히 자가용도 없기에(물론 자가용을 이용해도 생각보다 멀다.) 지하철도 이용해보고, 기차도 이용해봤는데 그나마 기차는 한 시간-한 시간 반이면 원래 살던 동네에 도착하는데 지하철이 가장 문제였다.

지하철은 급행을 놓치면 세시간은 넉넉 잡고 움직여야 했다. 오마이갓. 경기도라고는 위쪽 의정부만 왔다갔다 했는데 평택이 이리 멀줄이야.

그나마 급행을 타면 서는 정류장이 많이 없어지는데 많이 단축되는 것 같으나 20분이 절약. 그래도 급행과 안급행을 타보니 급행이 훨씬 낫더라는. 근데 너무 슬픈게 1호선 인천행 급행보다 천안행 급행 횟수가 훨씬 적음.... 다들 천안 안 가시나요?

 

 


 

대충 정리해보자면,

지하철

가격: 약 2500원

시간: 약 세 시간

특이사항: 기차 시간의 2배에 따라 멘탈 깨짐도 2배....

 

기차

가격: 약 5000원 + 버스비 따로

시간: 약 한 시간 반 - 두 시간

특이사항: 돈이 너무 많이 깨짐....

 

 


저 멘탈깨짐을 배재할 수가 없는게 진짜 지침의 정도가 수준을 넘어선다. 가뜩이나 멀미도 많이 하는데....
근데 결과적으로 돈이 만만치 않아져서 (한 달에 10번만 왔다갔다 해도 20번의 기차 이용비만 10만원+그 외 버스비는 따로....) 그래서 기차를 이용해서 서울-평택을 왔다갔다한 횟수는 다섯 번 안팍.

 



평택에 이사해서 서울과의 이동에 대한 푸념이 생각보다 길어졌는데 아무튼, 이 날은 유독 지치고 싶지 않아서 기차를 예매한 날.
코레일 앱애서 기차를 예매하려는데 무궁화호와 같은 가격인데 무궁화호가 아닌 '누리로'라고 쓰여있었음. 일단 가격이 동일하니 가장 오래된 무궁화호보다 안좋을 수는 없지 않을까 해서 예매해 봄.

 

 

코레일 어플로 예매한 누리로 기차편.

 

제일 앞자리가 있길래 냉큼 예매. 원래 기차, 비행기의 가장 큰 핫플레이스는 앞자리 아니겠음?

가뜩이나 핸드폰이 오래되서 밧데리가 금방 닳고 있는 지금 가장 필요한 건 콘센트....ㅋㅋㅋㅋ

 

 

 

버스로 평택역으로 이동한 후 다행히 엄청 늦지 않게 도착. 약간 기다리니 기차가 들어옴.

4호차가 가장 끝 부분이었음.

 

이 날 짐도 꽤 있고, 약간 늦을 뻔해서 넋이 빠진 상태로 역에 도착한 상황이라 멍한 상태로 타고 보니 확실히 무궁화호 보다 쾌적한 느낌!

찾아보니 2009년에 운행을 개시했다고. 화장실은 짧은 거리라 일부러 이용을 안했었는데 아마 무궁화호보다 당연히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런데 서울에서 김천에 간 적이 있었을 때 한번 타본 것 같은 쾌적한 비주얼임. 그때 무궁화호인 줄 알았었는데 화장실이 생각보다 엄청 쾌적해서 편하게 김천에 갔었는데 그 때 탄 기차가 누리로였다보다.

 

누리로의 앞자리.

누리로 뒷자리도 좌석 사이가 이렇게 넓은 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넓은 편....!!

 

 

앞자리 좌석의 최대 이득인 부분! 콘센트

 

앞자리를 예매한 이유! 콘센트가 4개나 있네....

이럴거면 4개를 나눠서 중간중간 좌석에도  하나씩 더 놓아두어도 좋을 것 같은데.ㅋㅋㅋㅋㅋ

아무튼 밧데리 없어서 핸드폰도 못 쓰고 시계로만 전락시킨 과거의 일들은 접어두고 열심히 폰게임을 하면서 왔다. 행복해...

 

 

쾌적하기도 쾌적하고, 앞자리는 더할나위 없이 좋고. 가격도 무궁화호랑 같고. 앞으로 무궁화호 대신에 누리로 차편을 살펴보고 서울 스케줄을 잡을 것 같다^_^

 

그래도 얼마간은 기차로 움직이는게 나의 시간 그리고 보다 더 중요한 나의 멘탈을 보호하는 일이 될 것 같다. 안 그래도 정기권을 알아보고 있는 중인데 N패스라고 타는 회차로 지불하는 형식의 KTX는 또 평택역이 없다는 망연자실한 상황....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무궁화호(누리로)로 정기권을 알아봐야하는데 이건 차차 고민해보고 끊은 후에 다시 포스팅해보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