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 시작되었다. 우중충한 날씨를 베이스로 비가 오다 말다 하는 요즘, 개인적으로 비오는 날을 무조건 싫어하는 편이라 기분을 업 시키기 위해 약속을 잡았다.(참 다양한 변명) 샤워 후 뽀송뽀송한 상태로 에어컨 빵빵한 방 안에서 비오는 밖을 바라보는 것도 싫은 1인....
합정에 뭐가 있는지 잘 몰라서 합정 사는 친구에게 메뉴 결정권을 전적으로 부여하니 가게 된 합정의 ‘계화기식당’! 역시 닭은 만국공통으로 호불호가 적은 것 같다. 치킨 메뉴도 있는 곳이었지만 가자고 한 친구가 치킨을 못먹는... 아무튼 주 메뉴가 닭도리탕(닭볶음탕) 이니 닭도리탕을 먹으러!
장소를 결정한 친구가 곱도리탕을 너무 먹고 싶어해서 곱도리탕을 먹기로 하고, 나머지 친구가 묵은지 닭도리탕을 먹고 싶어해서 (묵은지가 추가 가능) 묵은지를 추가해 ‘묵은지 곱도리탕’을 먹게 되었다.
가격은 수비드 곱도리탕이 29,000원이고 묵은지 추가가 아마 메뉴판에 따르면 2,000원 추가!
그리고 지금 오픈행사(?)로 생맥주가 2,000원(시간대가 정해진 것 같음)이라 생맥주 두 잔과 나의 소신에 따른 후레쉬 한 병ㅋㅋㅋㅋㅋ
불을 키고 끓고나면 얼마 후에 먹으라고 알려주시는데 아무도 못들음... 그래도 곱창이 충분히 익는게 좋으니 푹끓였다. 국물도 되게 묽은 편이라서 적당히 걸쭉할 때까지 잘 졸여줌.
뒤에 언뜻 언뜻 보이는 밑반찬은 총 세가지. 무친 단무지랑 백김치, 깍두기. 아무래도 매콤한 닭도리탕이다보니 백김치를 많이 먹을 줄 알았는데 개인적으로 내 취향은 아니었음. 오히려 깍두기가 엄청 짜지 않고 맛있어서 같이 잘 먹음ㅋㅋㅋㅋㅋ
친구가 수제비 사리 시키고 싶다는거 말렸는데 다행히 떡이랑 수제비, 당면 사리가 기본적으로 약간씩 들어 있었다. 고기보다 빨리 익으니 먼저 건져 먹고 있었다. 점점 졸아드는 국물 먼저 먹었는데 마늘을 많이 넣었는지 마늘맛이 두드러졌는데 이것은 바로 소주 안주!!
한국사람들 진짜 마늘 좋아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익은 곱창 한 입!
다행히 엄청 질기진 않았다. 그치만 전골류 곱창이 그렇듯 안에 곱을 기대하지는 말자.
나는 요새 곱창을 너무 먹어서 닭고기를 먹으러 왔기 때문에 수비드 닭을 한 입.
그냥 일반 닭이랑 큰 차이는 모르겠다. 그냥 맛있고 부드러운 닭. 수비드라 퍽살도 부드러웠을 수도 있겠다.
국물이 짜지 않고 너무 안주(?) 같아서 국물을 제일 많이 먹은 것 같다. 얼마나 안주 같냐면 생맥주를 시킨 한 명은 맥주만 마시는 친구한테 남은 맥주 주고 나랑 같이 소주 마심...
아무튼 걸쭉한 마늘맛 매콤달콤 국물이 맛있었다.
나머지 두명이 지독한 밥파여서 볶음밥 꼭 볶아야겠다고 하면서 치즈 누룽지 볶음밥 두 개를 볶았다. 누룽지 볶음밥이 맛있긴 하지...칠성포차 최고!
볶음밥 주문하면 판을 가지고 가신 다음에 남은 닭도리탕은 따로 그릇에 덜어 주시고, 밥은 원래 전골판에 볶아서 와주신다. 칠성포차처럼 볶아야되는 번거로움은 없어서 좋았는데
좋았는데 심각하게 짰다...그리고 아무리봐도 1인분 양이다... 1인분만 시켜볼껄. 아무튼 국물은 드링킹까지 했었는데도 밥은 거의 고추창만 먹는 느낌이 들어서 중간에 누룽지만 더 시킬 수 있냐고 여쭤보니 맨 밥을 조금 가져다 주셨다. 다시 비벼 먹었는데도 약간 짰지만...어차피 나는 밥을 안 먹어서ㅋㅋㅋㅋ 그래도 친구는 짜다면서도 잘 먹었다. 양념 자체는 맛있긴 했음.
아무튼 우중충하게 비오는 날 잘 어울리는 곱도리탕과 소주 반 병 잘한 것 같다.(반주 싫어하는데 친구들이 자꾸 술을 안마시기 시작한다...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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