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던 금요일 저녁, 예술의 전당에서 꼭 봐야했던 '툴루즈 로트렉 전'을 허겁지겁 보고 난 후에 평택으로 내려가기 전에 친구를 잠깐 만나기로 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바로 내려가는 게 맞는데, 평택으로 그냥 내려가면 밤이라(...) 저녁을 어차피 중간에 먹어야 되서 강남에서 일하는 친구랑 저녁을 먹기로 한 것.
중간 지점이 사당이라 사당에서 보기로 했는데, 만나기로 한 친구가 얼마전에 야채곱창을 먹었던 사진을 보내주는 바람에 너무 부러워서 이 날 나랑 같이 야채곱창 먹어달라며 떼를 썼다^0^ 그래서 사당역 부근에 야채곱창집을 찾아봤는데 근처에는 딱 한 곳! 사당역 배때기가 나왔다.
원래 이름은 '돈배때기'인데 찾아보니 사람들은 다들 '배때기'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왜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생각보다 전시회를 다 보는게 늦어져서(오디오 가이드 까지 야무지게 들으며 관람하느라ㅜㅜ) 예상시간 보다 한시간 늦은 일곱시 좀 전에 일정이 끝이 났다. 사당까지 헐레벌떡 오니 7시 15분 정도?
그리고 배때기를 도착하니 역시나 테이블은 만석. 안에가 협소한 데다가 테이블 수도 많은 편이 아니라서 일곱시에만 도착해도 기다리지 않았을 듯... 대기 번호가 1번이라서 어디 가지도 못하고 일단 기다렸다. (이 때 그냥 현명하게 바로 다른 곳으로 갔어야 했나 싶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야채곱창이 먹고 싶었던 건데 만족스럽게 먹어서 딱히 후회는 없다.
그렇게 웨이팅하면서 미리 주문할 것도 골라놓고, 비구경도 하고 하다보니 우리차례. 코로나도 그렇고 비도 오고 해서 그런지 우리 뒤에는 웨이팅이 크게 없었다. 이쯤되면 우리는 그냥 오기로 기다림ㅋㅋㅋㅋㅋ
자리에 앉아서 찍어본 배때기 내부는 레트로 컨셉이었는데, 찐레트로라고 하기에는 약간 세트장 느낌의 모형 같기도 하다ㅋㅋㅋㅋ 반대쪽 벽에는 레트로 인테리어의 시그니처(?)라고도 할 수 있는 옛날 영화 포스터가 붙어있다.
이건 윗쪽에 붙어있는 메뉴판??ㅋㅋㅋㅋㅋㅋ 실제 메뉴판도 있어서 웨이팅을 하거나 주문 받을 때는 메뉴판으로 주문하는데, 아까 웨이팅 잠깐 할 때 바람처럼 주문하고 메뉴판을 다시 건네버리는 바람에 메뉴판을 못찍었다. 대신 저 위에 붙어있는 메뉴판을 인테리어라고 생각하고 찍었는데, 여기 메뉴가 짧고 간결하게 게다가 가격까지 있을 건 다 나와있었다 ㅋㅋㅋㅋ
곱창 종류 네가지 야채곱창, 알곱창, 순대곱창, 치즈곱창 이렇게 있고 주류 소주, 맥주, 막걸리 ㅋㅋㅋㅋㅋ
우리는 웨이팅하면서 야채곱창 1인분(8,000원), 알곱창 1인분(8,000원)을 주문했는데 보통 이렇게 많이 주문한다고 한다.
주문은 2인 이상부터 가능한데, 곱창 네가지 중에 1인분씩 섞어서 주문도 가능하다. 이게 은근 매력포인트인데, 1인분씩 다르게 주문도 가능한 이유를 이따가 비주얼을 보면 알 수 있다.
(약간 어수선 하지만) 기본 세팅. 물, 김치, 그릇 두종류(하나는 앞접시, 하나는 오뎅국 그릇), 쌈장과 마요네즈, 김, 깻잎과 마늘 이렇게 준비되고 후레쉬와 콜라는 소소하게 목을 축이고자 주문.
저 국그릇을 포함해 그릇이 왜 각 두개씩 있나 싶었는데,
곱창이 나오기 전 부르스타에 이렇게 인당 두꼬치씩 오뎅이 기본 제공된다. 이거 좋은 것 같다.
비록 한꼬치는 못 먹었지만, 곱창 나오기 전에 기다리면서 먹기도 좋고, 오뎅국물은 역시 진리... 오뎅국물로 미리 두 잔을 마셨다^0^
곱창이 나오면 직원분이 빠르게 국그릇에 오뎅을 배정해주신다. 두개씩 담아주시고 주전자로 속전속결 국물을 따라주신다.
꼬치도 얇은데, 포장마차에 파는 것 보다 얇은 오뎅! 뭔가 맛이 없을 것 같은데 얇은 것도 나름 식감이 부드럽고 살살 넘어가니 괜찮다. 너무 배고파서 곱창 우겨넣지만 않았으면 두꼬치 다 먹었을 텐데 아쉽...
그리고 곱창이 나온다. 먼저 일반 야채곱창 등장!! 양배추랑 곱창이랑 당면이랑 깻잎이랑 막막 섞여있다. 먹음직스러움 (사진보다 100배 먹음직함)
한켠에 야채곱창을 부워주신 후에, 바로 이어서 남은 곱창 메뉴를 한켠에 올려주신다.
알곱창 등장!
이건 좀 더 잘 나왔다. 1인분씩 주문이 가능한 이유가....아마도 2인분 가까운 1인분의 양에서 오는게 아닐까 싶다. 이게 사이즈가 가늠이 되는지 몰라도, 대식가의 1.5인분, 혹은 일반 2인분에 가까운 양이다.....
아 참고로 알곱창이 뭔가 했는데, 알곱창은 곱창볶음에서 곱창이 더 많은 메뉴가 알곱창이라고 한다. 나는 알이 들어있어서 알곱창인 줄 알았다가, 마늘이 들어있어서 마늘을 알로 봐서 알곱창인가 했는데,
그러고보니 일반 야채곱창은 당면도 겁나 많이 들어있는데, 알곱창은 당변이 없고 곱창이랑 마늘, 깻잎 이런걸로 구성되어 있었다. 오 큰 깨달음.
하지만 나는 볶음에 들어있는 당면을 좋아함^0^
(알곱창은 그냥 이렇게 많이들 시킨다고 해서 시켜봤는데, 당면과 곱창 비율은 야채곱창, 알곱창 이렇게 시키는 게 딱 맞는 것 같긴하다. 워낙에 야채곱창에 당면도 많이 들어있어서, 여기서 순대곱창 시켰으면 그야말로 당면파티였을듯...)
먹는데 흥분했나 왜이렇게 사진이 흔들렸을까....
아무튼 나는 개인적으로 야채곱창이 더 맛있었다. 더 부드럽고 고소하고 기름진 맛이 야채곱창이 강했다. 신림동 백순대에서 기름진 맛을 살짝 줄이고 양념맛을 추가한 느낌!
밑에 살짝 그을은 당면을 먹으면 딱 백순대 맛이라서 백순대 덕후인 내 입맛에는 야채곱창이 더 맛있었다.
기본으로 주는 마요네즈 살짝 묻혀서 먹으면 진짜 맛있었다. 같이 제공되는 김이랑도 싸먹어봤는데, 생각보다 맛있고 감칠맛이 생기긴했는데, 개인적으로 김은 별로 안좋아해서 그냥 볶아진 채소랑 같이 먹을 때가 제일 맛있었다.
그 다음으로 맛있었던 건 깻잎에 곱창, 당면 볶아진 채소랑 넣고 마요네즈 넣어먹는 것!
알곱창은 위에서 비주얼만 봐도 알다시피 기본 야채곱창보다 양념이 더 많이 들어있는 느낌이다. 좀 더 짭쪼롬한 느낌?? 그래서 그런지 소주랑은 알곱창이 더 잘어울린다. 같은 곱창과 같은 양념이지만 양념 양차이도 있고 마늘의 유무도 있어서 알곱창의 곱창이랑 마늘이랑 먹을 땐 꼭 소주 한 입 하게 된다.
같이 간 친구가 대식가였고, (나는 오기로 대식을 하는 편인데) 아무튼 둘 다 잘 먹는 편인데 배가 고파서 빨리먹어 배가 빨리 찬 것을 감안해도 배가 어느 정도 찼을 때 남아있던 곱창양은..
이정도....
아마 2인분은 3명이 와도 배부르게 먹고 갈 정도의 양인 것 같다. 물론 배가 좀 찬 상태에서 찍은 사진이 저 사진이고, 이후로도 저기서 훨씬 더 먹기는 했지만, 아무튼 양으로 따졌을 때는 기다린게 별로 안아까웠던 곳이다. 맛도 물론 괜찮았고!
그리고 우리 이후로는 테이블이 잘 빠져서 웨이팅이 더 없었다^0^
나중에 웨이팅 없이 여섯시에 이 근처라면 또 오고 싶다. 요즘 사당역을 경유해서 밑으로 자주 내려가는데, 아마 재방문을 또 할 것 같다. 그때는 순대볶음도 먹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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