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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보고/맛집

깔끔한 감칠맛, 연남동 동진시장 맛집 <솔솥> '전복솥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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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말에 아는 지인들과 먹었던 연남동 솥밥 <솔솥>

나는 <솥솥>인 줄 알았는데, 첫 글자는 솥이 아닌 솔 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때 주말이라서 엄청 기다렸기에 맛없으면 다신 이쪽엔 오지도 않겠다 싶었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결국 재방문ㅋㅋㅋㅋ

 

집이 연남동이다 보니 동진시장 핫한건 머리로는 아는데 도무지 발길이 닿지를 않는.. 기다림에 취약한 사람

 

이번엔 주말이 아닌 평일에 한번 방문해보았다.

 

웨이팅이 그렇게 길지는 않았는데, 우리가 들어가고는 웨이팅이 한참 없어서 왠지 모를 패배감이(?) 들었다는..

아무튼 그 전 주말에 방문했을 때에 비하면 훨씬 순한맛이었던 웨이팅.

주말에는 기본으로 앞에 10팀은 있으니 왠만하면 평일 점심에 가는 것을 추천. 이마저도 점심시간이 지난 2시쯤 부터는 약간 한산해서 웨이팅 없이 바로 입장도 가능

 

매장 안이 협소해서 그런지, 밖에를 기웃대면 안에서 나와 대기를 적고 주문을 미리 받아주신다.

나오기 전에 문 앞에 보이는 메뉴판에서 메뉴를 고르고 있으면 됨.

뒷 사람이 채갈 수 있을 것 같은 비효율적인 시스템이나.. 눈치껏 양심껏 순서를 지켜서 쓰면 되는 것 같다. 혹여라도 불안해서 안으로 들어가 대기 작성 어쩌구.. 라고 하면 여지없이 밖에서 기다려주시면 나와서 대기 명단 작성해주신다고 안내해주심.

 

주문 이미 했기 때문에 자리에 앉아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중..

내부는 완전 따뜻한 느낌의 가정집으로 되어있다. 매 테이블 위에 달려있는 전등 모양이 각기 다른 것도 엄청 이뻤고, 오랜만에 구경한 어항이 주는 안락함도 좋은 경험이었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테이블이었는데, 이번에는 창가쪽 바 자리였다. 테이블에 앉고 싶긴했는데, 뭐 이것도 경험이지.

자리 앞에는 물, 휴지, 수저, "누룽지", 컵 이렇게 비치되어있다. 역시나 코로나시국이라 위생을 더 먼저 신경써서 종이컵으로 구비되어 있는 듯 했다.

컵이랑 수저 사이에 저 누룽지가 이곳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솥밥 안에 밥을 다 먹고 저 누룽지를 추가해서 물을 부어놓는 것.

 

 

조금 기다리니 준비된 솥밥 한 상. 솥밥과 옆에 대접, 숭늉을 만들 물, 장국, 그리고 위에는 샐러드와 반찬등이 나온다.

내가 주문한 것은 전복솥밥(14,000원) 이었다.

 

지난번 왔을 때는 와규솥밥(15,000원)을 먹었고, 남은 메뉴들도 다 먹어보고 싶었는데 도미와 전복 중 고민하다가 일단 솥밥의 기본인 전복부터!

 

 

위에 반찬은 샐러드, 김치, 초무침, 그리고 양념간장 (그 옆에는 김)

와규 솥밥에는 고기를 찍어먹는 소스랑 위에 노른자가 나온다면, 여기는 간장과 김이 나온다. 옆에 같이 간 언니는 도미관자솥밥을 시켰는데, 간장이 내것과 달랐다. 나는 고추 간장인데 언니는 와사비 간장이었음!

 

그리고 고기랑 다르게 바다쪽이라 그런지 김을 주는게 약간 독특했다. 솥밥마다 다 다른 소스랑 구성이 뭔가 신경을 많이 쓴 듯한 느낌.

 

 

뚜껑을 열어본 전복 솥밥!

근데 내가 사진을 미리 안보고 가서 그런지 엄청 (과하게) 들어있는 깨 비주얼에 살짝 당혹..

이거 환 공포증있는분은 좀 힘들 것 같은 비주얼. 나는 없긴 했는데, 대신 깨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 솔직히 좀 걷어내고 싶었지만,

이렇게 많이 올라간 이유가 있겠지 싶어서 일단 먹어보기로 했다.

 

벌써부터 감칠맛 나보이는 비주얼.

 

먹는 방법은

*솥밥에 있는 밥을 옆에 빈 공기에 덜어놓고, 식탁에 놓여진 누룽지와 호리병에 물을 넣고 뚜껑을 닫은 뒤 밥을 먹는다. 그리고 다 먹으면 불린 누룽지를 먹으면 됨!

 

 

먹는 방법대로 밥을 야무지게 다 덜고 물을 다 따라놓은 후, 잘게 부숴진 누룽지를 투하.

근데 우리 테이블에 있는 누룽지가 처음엔 얼마 없어서 넣다가 너무 가루상태인 것 같아 더 달라고 한 다음에 저 누룽지 조각이 너무 맛있어 보여서 욕심부려 넣었다가 나는 국물이 정말 없었다 ㅜㅜ

누룽지는 욕심내지 않고 두 세 스푼만 넣는게 숭늉도 맛있게 먹을 수 있고 좋다..

 

 

 

 

전에 제주도 갔을 때 먹었던 솥밥은 그냥 솥밥에 남아있는 누룽지를 물에 불려 숭늉처럼 먹는 것이었다면, 여기는 누룽지를 조금 더 추가해서 뭔가 국밥? 느낌으로 먹는건데, 그렇다고 누룽지를 한그릇 넣으라는 건 아니지만, 있는 누룽지를 불리는 것 외에 저 누룽지가 약간 심심할 것 같은 숭늉을 좀 더 살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전복도 많이 들어가있고, 솥밥 거기에 더해 전복 솥밥이니 이미 밥 맛은 보장.

신기하게도 아까 잔뜩 올라간 깨맛이 그렇게 많이 나거나 맛을 해치거나 하지 않았다.

고소하고 입에 착 달라붙는 맛이고, 약간 심심할 즈음 고추간장의 고추를 반찬 처럼 얹어먹으면 장아찌 같고 맛있다.

 

 

또 준비해준 대로 김에 야무지게 싸먹어보기.

근데 전복솥밥은 밥 자체가 다른 메뉴들 보다도 훨씬 감칠맛 있어서 그런지, 양념간장을 얹어 김에 싸먹는 것 보다 그냥 밥만 먹는게 내 입맛에는 더 맞았다.

(옆에 언니가 먹은 도미관자솥밥은 김에 싸먹는 게 더 맛있었음.)

 

그리고 누룽지 타임.

아까 말했듯이 누룽지를 너무 많이 넣어서 물이 없음.. 이렇게 먹는 것 보다는 누룽지는 조금만 넣어서 숭늉처럼 먹는게 더 맛있음..ㅠㅠ

(어차피 처음에 박박 긁어 담을 게 아니면 솥에 있는 누룽지도 충분이 있기 때문에.. 아무튼 적당량만)

처음에 와규솥밥 먹었을 때는 누룽지를 적당히 넣었어서 그때는 훨씬 맛있었다. 전복솥밥이라 누룽지 더 기대했는데 약간 아쉬웠음.

 

밥 자체는 '전복솥밥'보다 저번에 먹은 '와규솥밥'을 훨씬 맛있게 먹었다. 아무래도 전복솥밥은 좀 더 대중성있고 많이 먹어볼 수 있다면, 와규솥밥은 상대적으로 본 적 없는 메뉴라 그런지 의외로 맛있어서 기억에 남았던 것 같기도. (덮밥은 많이 봤지만 와규솥밥은 처음 본)

 

아무튼 다음번에 웨이팅 적을 때 와규솥밥 한 번 더 먹으러 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