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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보고/맛집

고기 계의 핵인싸(!) 망원 '한강껍데기' 삽겹살과 껍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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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서교에 살면서 종종 다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동네 소식과 맛집이야기를 접할 때가 있다. 아니 많다ㅋㅋㅋㅋㅋ 아마 그 동네에 사는 사람이라면 대충 공감을 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정말 가까운 곳이 아니라 몰랐다. 망원 유수지는 내 최애 장소라서 가는 길도 굳이 마을 버스 없이 15분을 훌쩍 걸어가는 데 그 길이 식당이 참 많은 길이다. 근데 망리단길이라며 핫 해진 이후에서 부터인가 정말 오래된 식당 말고는 자주 바뀐다. 그래서 늘 관심을 두고 지나다니지 않아 그런지 정말 몰랐다. 유명한 줄이야. 다른 사람 그것도 다른 사람'들'에 의해 몇 번이고 들을 줄은 몰랐다.

 

삼겹살이야 자칭 '엉생 홍보대사'인 내가 마구(친구가 자꾸 마포구청을 마구라고 한다ㅜㅜ) 엉터리 생고기를 두고 굳이 '한강껍데기'를 가보았다. 이사 간 후로 자주 못 오는 이 쪽 동네 올 때 마다 이방인이 된 것 같아 느낌이 새롭다. 나도 망원 맛집, 연남 맛집 탐방을 다니는 사람이 되겠구나. 

 

아무튼 나만 빼고 다 아는 한강껍데기 이제 나도 알아보려고 '마구' 친구 손잡고 총총 가보았는데 아니나 달라 웨이팅....

친구는 두 번 가봤다는데, 한 번은 일찍 가서 웨이팅이 없었고, 또 한 번은 조금 기다렸댔나? 평일 7시 약간 넘은 시간이라 나는 웨이팅이 있을 것 같았고 친구는 없을 것 같았고 물론 이건 중요한 건 아니고, 둘 다 웨이팅을 잘 못하는 스타일이라는 것. 특히나 동네엔 더 약함.

 

보기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메뉴판 사진.....

고민하다가 난 더이상 동네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 친구를 좀 졸라서 기다리기로 했다. 우리 앞에 두 팀이 대기 중이었는데 두 팀이 훌훌 빠지고 머피의 법칙처럼 좀 오래 걸렸다.... 휴. 폭발할 뻔 하다가 들어갈 수 있었음.

 

그 긴 시간 동안 외관도 안찍고 뭐했는지는 모르겠고(....) 내부는 연예인 사인으로 가득하다. 정말 핵인싸 고깃집이다. 여기서 연예대상 열리는 줄.... 고기 환풍기 때문에 메뉴판 제대로 찍는데 실패했다ㅜㅜ 제일 위에 껍데기(1인분 7,000원)가 있지만 껍데기는 고기 메뉴를 시킨 후에 주문이 가능하다. 우리는 삽겹살+목살도 잠시 고민했지만 역시 고기의 진리 삼겹살*2(2인분 26,000원)을 주문했다.

 

그리고 이날은 왜 인지(이유 없음) 소주 보다는 맥주가 땡겨서 카스(4,000원) 주문. 그렇게 세 병을 마셨다고 한다....

 

 

 

빠르게 셋팅되는 밑반찬과 숯

 

웨이팅 손님이 많다 보니 테이블 세팅 속도가 빠름빠름빠름. 그 와중에 설명 까지 해주신다. 부추는 와사비가 같이 있는 양념장에 넣어서 먹으면 된다고 함. 추가 반찬은 문 쪽에 셀프로 가져다 먹으면 된다. 오 그러고 보니 숯을 가지고 오신다. 숯으로 굽는 고기 오랜만인 듯 하다. 그래서 인기가 있는 것 같기도.

 

 

 

직접 구워주는 삽겹살

 

고기도 직접 구워주는 시스템. 그래서 친구가 좋아한다. 근데 나는 회전율이 너무 빨라져서 먹고 있을 때는 약간 불안해지는데, 고기가 빨리 구워지니까 빨리 먹어야 할 것 같아서 좀 여유가 없어지는게 이유(어디 식당에서 30분 만에 먹은 기억이....). 그런데 여기는 그 정도 까지는 아니고 잘라주고 나서는 우리가 마저 구워서 먹으면 된다. 전혀 쫓기는 기분은 아니었고 딱 고기 굽는 번거로움만 해결되서 좋았다. 게다가 우리보다 맛있게 구워주니까.

 

 

통마늘과 김치 그리고 삼겹살

통마늘을 같이 굽는 게 한강 껍데기의 또다른 시그니처. 친구가 엄청 극찬을 했음. 생마늘이고 구운마늘이고 편마늘이고 통마늘이고 마늘이란 마늘을 다 좋아하는 나는 안먹어도 맛있는 마늘이겠지. 약간 쌉사롬한 향이 감도는 뜨끈한 알감자 느낌이랄까? 김치도 굽겠냐고 물어봐주심. 친절하다..... 구운 김치는 잘 안먹긴 하는데 이 날은 구운 김치도 땡겨서 구워달라고 했더니 돼지기름에 맛있게 구워주신다. 역시 굽는 기술이 다름. 게다가 오른쪽에 보이는 것 처럼 삼겹살의 비계 부분을 한 번 더 잘라주는 것도 포인트! 특별한 이유는 모르겠으나 약간 비계가 바삭해지라고 하는 걸로 추측.... 내가 좋아하는 두께, 크기의 고기라서 무튼 너무 만족!

 

 

 

 

또 다른 시그니처 죽밥!

 

시그니처가 많아서 인기가 많은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또 다른 시그니처인 죽밥! 친구가 이걸 또 좋아라 함. 된장찌개에 이미 밥이 말아져 있음. 된찌밥! 부추는 친구가 집어넣었던 것 같음. 밥이 불면 국물이 적어진다고 나옴과 동시에 먹기 시작하라고 하심. 그러나 저는 불은 밥을 더 좋아하긴 합니다요.... 아무튼 별거 아니지만 된장찌개+밥=맛있음.

 

 

 

 

한강 껍데기의 '껍데기'

 

그리고 우리도 껍데기를 주문할 수 있게 되었다. 1인 분 주문해보고, 그 사이 콩가루 리필해 옴. 떡에도 빵에도 회에도 고기에도 콩가루 다 뿌려먹는 1인ㅋㅋㅋㅋㅋ

왼쪽은 아직 다 익기 전 양념된 통 껍데기. 양념이 된 터라 금새 익고 탄다. 그래서 그런지(는 뻥) 다 익힌 후 사진은 또 못 찍음. 한 점 들어서 콩가루 푹 찍어놓고 입에 들어가기 직전 사진은 찍었다. 다행.

 

포인트가 참 많은 고깃집이었는데 의외로(!) 껍데기가 그냥 그랬다. 매력 포인트가 너무 많아서 그랬나? 나도 덩달아 기대를 계속하게 되던 차였는데 정작 한강껍데기의 껍데기는 걍 쏘쏘? 맛이 없는 건 아닌데, 한강껍데기 잖아...... 다른 매력들이 많아서 포스팅도 길고 그 만큼 인기도 많은가 싶긴 한데 다음에 또 가게 되면 껍데기는 굳이 안시킬 것 같다. 한강껍데기에서는 껍데기는 안 시켜도 되고 그냥 고기만으로도 괜찮았다는 이야기!